[릴스 해설] NES 컨트롤러 속 게임기 만들기
한 줄 요약: 낡은 NES 컨트롤러 껍데기 안에 초소형 컴퓨터 ESP32-S2 보드와 화면·배터리를 넣고, 오픈소스 에뮬레이터 Retro-Go를 얹은 휴대용 게임기예요. 버튼 감촉은 원본 그대로 살리고, 둠까지 1초에 5~15장으로 돌아가요.
최근 한 릴스가 “게임기를 삼킨 컨트롤러”라는 제목으로 소개됐어요. 메이커 Logic Gate Labs가 만든 휴대용 게임기인데, 껍데기는 레트로 게임기용 NES 컨트롤러를 뜯어 만들었어요. 캡션 제목은 ’치킨값으로 게임기 만들기’인데, 실제 가격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혀요. 핵심은 겉모습이 아니라, 속을 어떻게 채웠는지예요. 릴스와 캡션에 나온 부품·소프트웨어를 하나씩 풀어 보겠어요.
컨트롤러가 본체가 되는 원리
원래 NES 컨트롤러는 ’본체’가 아니라 ’입력기’예요. 버튼을 누르면 접점이 닿고, 시프트 레지스터라는 작은 칩이 그 눌림을 한 줄로 세워 순서대로 게임 본체에 보내는 구조예요. 주사위 여덟 개를 줄 세워 놓고 끝에서부터 하나씩 점호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컨트롤러는 전달만 하고, 판단은 전부 본체가 했죠.
이 제품은 그 껍데기 안에 게임기 두뇌를 통째로 넣었어요. 캡션에 따르면 십자키와 A·B 버튼의 조작감은 원래 그대로인데, 신호는 컨트롤러 안에서 바로 처리돼요. 비유하자면, 주문만 전달하던 전달원 자리에 사무실 전체를 들여놓은 셈이에요. 밖으로 보내던 버튼 신호가 이제 안에서 바로 읽혀 화면으로 이어지죠. 낡은 설계의 손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동작은 완전히 새로 만든 거죠.
두뇌: ESP32-S2 미니 보드
속에 들어간 두뇌는 ESP32-S2 Mini 보드예요. 마이크로컨트롤러 보드라 불리는 키보드 한 장 크기의 초소형 컴퓨터예요. 이 칩은 240MHz로 도는 단일 코어에 와이파이와 USB를 한 칩에 묶어 놓은 게 특징이고, 널리 쓰이는 S2 Mini 보드는 4MB 플래시와 2MB PSRAM이라는 작업 공간을 함께 얹어요. 사람으로 치면 머리 하나로 화면 그리기, 버튼 읽기, 소리 내기, 저장소 관리를 전부 맡는 만능 담당자예요.
나머지 부품도 캡션에 나온 대로예요. 1.54인치 240×240 TFT 액정, 게임 데이터를 담는 MicroSD 모듈, 500mAh 배터리, TP4056 충전 보드, 스피커, 슬라이드 전원 스위치예요. TP4056은 리튬 배터리 충전을 맡는 칩이에요. 껍데기도 손을 봤는데, 컨트롤러 가운데 줄무늬 자리에 화면을 박고 USB 충전 포트·SD 슬롯·스피커·스위치 구멍을 새로 뚫었어요. 릴스 화면에서도 컨트롤러 한복판에 둠의 난이도 메뉴가 뜨는 걸 볼 수 있어요.
Retro-Go: 옛 기계를 흉내 내는 펌웨어
소프트웨어로는 Retro-Go라는 오픈소스 에뮬레이터를 이 보드용으로 직접 고쳐 올렸다고 해요. 에뮬레이터는 옛 게임기의 동작을 소프트웨어로 재현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옛 기계의 말버릇을 동작 하나까지 재현하는 배우라고 생각하면 돼요. 게임 본체가 없어도, 흉내만 잘 내면 옛 게임이 돌아가죠.
Retro-Go는 ESP32 계열 보드를 위한 펌웨어로, NES·게임보이·게임기어·마스터 시스템·PC 엔진 같은 레트로 기기를 지원하고, 심지어 둠도 공식으로 지원해요(모드 포함). ’직접 고쳐서 올렸다’는 말은 포팅, 즉 이 보드의 화면·버튼·저장소에 맞게 소스코드를 손봤다는 뜻이에요. 게임 파일은 MicroSD 카드에 담아 두고 불러 쓰는 구조고요.
둠을 5~15프레임으로 돌리는 일
릴스에서 굴리는 게임은 **둠(Doom)**이에요. 1993년 id Software가 낸, 1인칭 슈팅 장르의 대중화를 이끈 게임으로, 코드가 공개된 뒤 계산기·현금인출기 같은 의외의 기기에 끊임없이 이식돼 온 유명한 게임이기도 해요. 둠은 게임 엔진과 게임 데이터(WAD 파일)가 분리된 구조라, 데이터 파일만 SD카드에 넣으면 다른 기기에서도 돌릴 수 있어요. 캡션의 ’SD카드에 넣은 파일로 구동’이 이 WAD 파일을 가리켜요.
성능은 1초에 5~15프레임이에요. 프레임은 1초에 그리는 정지 화면 장수인데, 부드러운 영상이 보통 초당 60장이라는 걸 감안하면 플립북을 천천히 넘기는 속도예요. 전용 게임 칩이 아니라 단일 코어 마이크로컨트롤러가 화면을 소프트웨어로 직접 그리는 탓이에요. 느리지만, 1993년 게임이 2026년 컨트롤러 속에서 돌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이 구성의 요점이에요.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 제품은 세 가지가 만나는 지점을 보여줘요. 초소형 컴퓨터(마이크로컨트롤러)가 저렴해진 것, 옛 기계를 재현하는 에뮬레이터가 오픈소스로 공개된 것, 그리고 기성품의 껍데기를 재활용하는 하드웨어 개조예요. 특히 버튼 감촉을 원본 그대로 둔 건 이 프로젝트의 백미예요. 새 게임기는 수없이 나오지만, 손에 익은 십자키의 그 감촉은 복제가 어렵거든요. 가격이 정해지면 ’치킨값’이 실제로 성립하는지도 궁금해지는 부분이에요.
출처:
- 릴스: 게임기를 삼킨 컨트롤러 (Instagram)
- Retro-Go — ESP32용 레트로 게임 펌웨어 (GitHub)
- ESP32-S2 제품 페이지 (Espressif)
- NES Standard Controller (NESdev Wiki)
- Doom (1993 video game) (Wikipedia)
- TP4056 충전 칩·WEMOS S2 Mini 보드 사양: 제조사 문서 기반 일반 하드웨어 지식 (원문 링크 미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