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yphmoor, 글자만으로 그린 3D 세계
한 줄 요약: Glyphmoor는 산맥·강·마을·성·별까지 전부 글자 셀로 그려 내는 프로시저럴 판타지 세계로, 하나의 HTML 파일과 자작 엔진만으로 돌아간다 — 지금은 플레이 가능한 버전이 없는, 기록 중인 개발 단계 프로젝트예요.
최근 SNS에서 ’이 세계 전체가 글자로 되어 있다’는 영상이 화제였어요. 주인공은 Glyphmoor(글리프무어)라는 프로젝트예요. 블록으로 쌓인 3D 판타지 세계를 개발자 계정 @glyphmoor가 기록하고 있고, 확대해 보면 픽셀마다 글자 하나가 놓여 있죠. 짧은 영상은 ’전부 글자’라는 사실만 짚고 지나가기 때문에, 이 글은 개발자가 직접 올린 유튜브 공식 채널의 영상과 공개 답변을 하나씩 대조하며 렌더링 원리와 월드 생성 철학을 정리했어요.
확인: Glyphmoor는 아직 아무도 플레이해 볼 수 없어요. 공식 채널의 개발자 답변 기준(2026년 9월 말)으로 ’핵심 시스템이 충분히 진행되면 플레이 가능한 버전을 공개하겠다’고 했고, 지금은 영상 기록만 올라오고 있어요. 이 글도 공개된 영상·답변 범위 안에서만 확인이 이뤄졌어요.
산과 성까지 전부 글자인 세계
Glyphmoor의 세계는 프로시저럴(procedural, 미리 찍어 둔 지도가 아니라 알고리즘이 그때그때 그려 내는 방식) 생성으로 만들어져요. 씨앗 숫자 하나만 바꿔도 다른 세계가 나온다는 뜻이죠.
그림의 골격은 명확해요. 블록으로 쌓인 3D 지형 위에 산맥과 숲, 강과 바닷가 마을, 성과 밤하늘이 펼쳐지고, 이 모든 화면이 글자 셀로 그려져요.
화면을 촘촘히 조각낸 모자이크 조각마다 지형·날씨·조명에 맞는 글자 하나와 색 하나가 배치되는 방식이죠. 영상에서 표면을 확대하면 ’every pixel is a letter’라는 자막과 함께 실제로 알파벳이 그대로 드러나요.

렌더링 설명 영상의 자막은 ‘every frame is drawn with font characters’, 즉 프레임마다 폰트 글자로 그린다는 설명이에요. 그러니 ’글자처럼 보이는 그림’이 아니라, 프레임마다 글자를 직접 그려 완성하는 그림이죠.

이 세계는 움직여요. 공개 영상 기준으로는 실제 1시간이 세계 1일에 해당하는 낮밤이 돌고, 날씨가 바뀌고, 물이 빛을 반사하며, 밤에는 오로라와 별이 등장해요. 키 하나로 전체 화면 스타일을 바꾸는 기능도 있어서, ‘Painted’·‘Runic’·‘Sparse’ 같은 다섯 가지 화풍 사이를 전환할 수 있답니다.
이 글자 화면은 왜 쓰는가
글자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새로운 발상이 아니에요. ASCII 게임이라는 오래된 계보가 있거든요.
- Rogue(1980): 지하 감옥을 검은 화면 위 문자 몇 개로 표현한 로그라이크의 원형이고, 본인은
@로 표시돼요. - Dwarf Fortress: 문자 그래픽으로 지리·역사·문명까지 시뮬레이션하는 게임. ASCII 계보에서 규모의 끝판이에요.
- Caves of Qud: 컬러 ASCII의 감각을 2D 화면에 살린 현대 로그라이크예요.
| 표현 방식 | 색 | 3D 원근 | 동적 조명·반사 | |
|---|---|---|---|---|
| Rogue | 흑백 ASCII | 없음 | 없음 | 없음 |
| Dwarf Fortress | ASCII | 있음 | 없음 | 없음 |
| Caves of Qud | 컬러 ASCII | 있음 | 없음 | 없음 |
| Glyphmoor | 색 있는 글자 셀 | 있음 | 있음 | 있음 |
표의 차이가 드러나죠. Glyphmoor는 문자 그래픽을 3D 세계 규모로 끌어올렸고, 조명·날씨·물 반사 효과까지 실시간으로 겹쳐져요.
반대로 잃은 것도 분명해요. 텍스처와 스프라이트 이미지가 없기 때문에 화면의 촘촘한 질감은 전부 폰트로 나타나야 하고요. 화면 전체가 작은 칸의 모음이라 픽셀 아트처럼 보이는 특성도 남아요. 영상은 ’no textures, no sprite images, just letters’라고 못박아 두고 있으니, 개발자가 만든 건 ’게임’이 아니라 ’글자 렌더러’라 봐도 될 정도예요.
세계를 먼저, 게임은 나중에
Glyphmoor의 개발 순서가 재미있어요. 개발자는 첫 공개 직후 성·마을·도로를 전부 삭제했어요.
’성을 지우면 서바이벌 게임이 되지 않을까’를 확인하는 실험이었는데, 결과는 ’마을도 도로도 없는 야생만 남은 세계’였어요. 이 야생 중심이 정식 방향이 됐죠.
이제 남은 건 은신처를 먼저 만들지, 조합(아이템 만들기)을 먼저 만들지, 사냥을 먼저 만들지 정하는 일이에요.

월드 생성의 디테일도 영상에서 공개했어요. 강수가 강줄기를 만들고, 침식이 산맥을 깎고, 호수는 분지에 고여요. 바다 높이를 올리면 섬나라가 만들어지고, 땅은 얕은 지층으로 쌓이며, 섬 사슬과 고원 분지 같은 지형이 구역마다 다르게 나온다고 해요.
세계 폭은 ‘세계를 먼저’ 기획 영상에서 2km(걸어서 25분)로 공개했었는데요, 10월 3일 업데이트에서 8km(최대 16km)로 늘었어요. 동굴에 직접 걸어 들어갈 수 있게 됐고, 상자 같은 오브젝트, 단순 도형으로 만든 생물, 사슴 같은 동물들도 등장해요.
엔진과 이미지 없이 만든 렌더러
Glyphmoor가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이유는 규모가 아니라 구조예요. 개발자가 직접 공개한 구조는 이래요. 세계는 데이터로 생성되고, 커스텀 렌더러가 그 데이터를 곧바로 색 있는 글자 셀로 바꿔 그린다는 것이에요.
일반 3D 씬을 그린 뒤 텍스트 필터를 덧씌우는 방식이 아니라고 못박았죠. 조명·날씨·물 반사도 렌더 단계에서 동적으로 갱신돼요.
Unity·Godot·Three.js 같은 게임 엔진을 쓰지 않았고, 이미지 에셋도 없어요. 게다가 채널 테마곡도 코드가 생성한 소리예요. 악기도, 샘플도, 녹음도 없이 말이죠. 세계와 소리 모두 데이터에서 나오는 구조예요. 다만 셰이더 구조나 폰트 처리 같은 세부 구현은 공개되지 않았어요. 여기서는 개발자가 밝힌 범위를 넘어 추측하지 않고, 모른 부분은 모른다고 남겨 둡니다.
지금은 어느 단계인가
흐름을 나열하면 이래요.
- 9/25: 성·마을이 있는 최초 버전 공개(이 글 도입의 화제 영상)
- 9/26: 서바이벌 쪽으로 방향 전환 선언, 성·마을·도로 삭제
- 9/27: ‘세계를 먼저, 게임은 나중에’ 월드 우선 전략 공개
- 9/28: 코드로 생성한 채널 테마곡 공개
- 10/3: 세계 폭 8km, 동굴·생물·상자 확장한 개발 업데이트
다음에 넣을 기능은 개발자가 시청자 투표로 정하는 중이에요. 용? 던전? 배? 멀티플레이? 어느 쪽이든 세계 위에 게임이 씌워지는 순간부터는 지금과 다른 이야기가 될 거예요.
이 프로젝트, 그대로 따라가 보려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공식 채널을 구독하고 기록을 따라가는 거예요. Glyphmoor는 하나의 HTML 파일로 돌아가는 구조라, 공개 버전이 나오면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요. 참여 문턱은 낮은 셈이죠.
당장 문자 그래픽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계보의 게임들을 먼저 체험해 보는 것도 좋아요. Rogue 계열 클론을 돌려 보거나, Dwarf Fortress 고전 모드(무료)를 한 판 켜 보면 Glyphmoor가 왜 문자를 버리지 않는지 감이 잡혀요.
정리하면 이래요. Glyphmoor의 핵심은 ’글자로 그린 예쁜 화면’이 아니라 세계를 데이터로 보고, 그 세계를 글자로 렌더링할 수 있다는 신뢰예요. 공개 버전이 나오면 이 글의 ’아직 플레이해 볼 수 없다’는 문장을 갱신하러 다시 오겠어요.
이 글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기준으로 확인했어요. 화면 캡처는 정리 시점(2026-10-08)에 직접 접속해 찍은 것이에요. 개발자의 렌더러 방식·미공개 상태 관련 답변은 아래 유튜브 영상들의 댓글을 참조했어요.
- 화제의 게시물 — 인스타그램(공식 @glyphmoor 계정)
- Glyphmoor 공식 유튜브 채널
- “How Glyphmoor Renders a World Made of Text”
- “I Deleted All the Castles From My Game… Now It’s Survival”
- “I’m Building the World Before I Build the Game | Glyphmoor”
- “Glyphmoor Dev Update. New Features, Visuals & Progress”
- “Glyphmoor – Original Theme | Ambient Music Made Entirely From Code”